건조하고 쌀쌀한 가을 날씨는 호흡기가 약한 사람에게 쥐약이나 다름없다.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잘 낫지 않아서다. 비염 등으로 코 점막이 예민한 사람이나 천식환자, 피부가 건조한 사람 모두 해당된다.![]() ◆ 습도 낮으면 '뇌'까지 고생 습도가 낮으면 콧속의 점막이 쉽게 마른다.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은 몸 밖의 찬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몸속의 가습기 역할을 한다. 이물질과 세균을 걸러내기도 한다. 이 점액이 마르면 외부에서 유입된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. 이로 인해 비염 증세가 악화되고 코가 막히면 산소도 부족해져 뇌 기능까지 떨어뜨린다. 하루 평균 2만 3400회, 1만3500리터의 공기가 코를 통해 드나든다. 코를 지나 폐에서 혈액으로 들어간 산소는 뇌에서 전체의 20%나 소모된다. 호흡의 효율이 떨어지면 뇌의 기능 또한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. 목도 마찬가지다. 공기 중에 노폐물이 걸러져 만들어진 가래는 건조할수록 진득해져 배출이 잘 안 된다. 가래를 배출하려는 기전이 기침이다. 기침이 계속되면 수면에도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성장과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. 어른들도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. 습도 유지는 뇌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. ◆ 가습기 관리 잘못하면 '세균 살포기' 그러나 가습기를 잘못 사용하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. 가습기 내부는 습한 공기가 가득 차 있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. 습도를 조절하려다 세균이 가득 담긴 증기를 마실 수도 있다. ![]()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통을 건조하게 보관한다. 보통 3개월 정도인 필터의 교환 주기를 확인해 교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. 철저히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화분이나 빨래를 방 안에 놓는 것이 낫다. 가습기를 두는 위치도 중요하다. 천으로 된 소파나 카펫, 피부와 직접 닿는 침구류 근처에서 가습기를 틀면 집 먼지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. ◆ 습도 30~45% 넘지 않도록 주의 자칫 습도가 너무 높아져도 문제다. 높은 습도는 집 먼지 진드기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. 부족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게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다. 실내온도 18~22도, 습도 30~45%가 적정수준이다. 높은 습도가 병을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. 신장염이나 심장질환 등 부종을 일으키는 질환은 수분과 접촉하면 좋지 않다. 부종이란 몸에 수분대사가 안 돼 오는 병이므로 가습기 사용을 피해야 한다. 류마티스 질환은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으면 증상이 악화돼 쑤시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. 천식 환자도 가열하지 않은 차가운 물 분자를 맡고 있으면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. 바로 앞이나 옆에서 가습기를 틀지 말고 적정한 거리에서 간접적으로 틀어야 한다. ※도움말=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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